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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금궁] Fate/Rosaceae Night-The golden dream(중국) /初遇 chapter1

enlil_ventus 2015. 4. 3. 15:27

[번역] [금궁] Fate/Rosaceae Night-The golden dream /初遇 chapter1

 

Fate/Rosaceae Night-The golden dream(금궁)

作者@E_长亭外悬崖边 (중국/웨이보)

*의역, 오역 난무/금궁이 너무 없어서 시작한 발번역

 

初遇 chapter1

 

 

영웅왕을 다시 만났을 때, 그 자리에서 브로큰 판타즘으로 그를 묻지 못한 것이 아쉬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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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는 길가메시를 다시 만나리라 생각해본 적도 없다. 기억에 남은 그 남자의 인상은 좋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 거만하고 안하무인하다, 제멋대로다, 뻔뻔하다와 같은 형용사는 바로 그 남자를 위한 단어일 것이다. 그러나 남자가 강하다는 사실 하나 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만약 처음에 세이버의 아발론이 없었다면, 자신은 수호자가 될 기회도 없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보면, 그놈은 내 목적의 장애물이라고는 할 수 없다.

 

기억하는 몇몇 서번트들의 약점을 하나하나 분석한 후, 아처는 자연스럽게 규격외의 8번째 서번트로 생각되었다. 생각해보니, 설령 길가메쉬가 이번 성배전쟁 후반부에서 한몫을 한 최강의 서번트라 할지라도, 자신을 방해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아처는 그 서번트를 만날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 여겼다.

근본적으로 길가메시는 개입할리 없으니, 에미야 시로를 만나 바로 죽이면 전부 해결된다. 아처는 처음 계획에서 단순한 부분은 계산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계약자인 마스터를 가볍게 무시했고, 강제복종을 가하는 영주를 연속해서 당해 매우 당황한 상태였다. 기억에서의 린은 이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는데, 자신이 비위를 상하게 했던 것이 이런 불리한 상황을 만든 원인중 하나가 된 것 같았다. 아처는 썩 좋지 못한 시작을 반성했으나, 이러한 생각과 린에 의해 강제로 영령의 좌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린의 명령에 따라 에미야 시로의 심장을 찌른 랜서를 쫓을 때, 아처는 불평없이 푸른옷의 서번트를 쫓아갔지만, 사실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저 에미야 시로를 죽이고 싶을 뿐이다. 가볍게 다시 속도를 높이는 랜서는 아래로 사라졌고, 아처가 재빨리 신토로 갔을 땐 자취를 감춘 뒤였다. 예상한 결과였기에, 아처는 토오사카 저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몸을 돌리자 도로의 끝에서 금발의 남자가 자신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영체상태일텐데? 남자의 시선에 놀라 급히 머리를 숙여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영체상태에는 문제가 없았다. 그러나 다시 머리를 들었을 때, 남자와 자신간의 거리는 반으로 줄어있었다. 확실한건, 상대방은 자신의 뒤나 다른 물건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붉은 눈동자는 영체인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웅왕 길가메시, 그 만만치 않은 서번트와의 만남은 아처가 예상한 것 보다 너무 빨랐다.

 

아처는 길가메시와 싸울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마력을 낭비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고, 만약 실수로 중상을 입게 되면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다. 영체인 자신은 상대방을 상처 입힐 수 없고, 동시에, 바로 옆에 있는 상대방 역시 자신과 접촉할 방법이 없다. 제일 좋은 해결책은 못본척 돌아가는 것이리라. 서번트끼리 생사를 겨루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잡종스쳐 지나갈 때, 귓가로 무시하는 음성이 들려왔다. 화가 났다기 보단, 오히려 웃음기를 띈 소리였는데, 기억속에서 남자가 잡종라고 쓰던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토오사카 저택으로 돌아간 후, 아처는 친절하게도에미야 시로가 죽지 않은 걸 알게 되면, 반드시 랜서한테 살해될 것이라고 린에게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녀석의 생명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에미야 시로는 랜서의 창에 쫓겨 들어간 창고에서 운좋게 세이버를 소환할 것이다. 그 후 세이버는 랜서와 대결 중 상처를 입지만, 상대방의 보구를 해방시켜 랜서의 진명이 켈트신화에서의 명성 높은 아일랜드의 빛의 왕자와 그의 무기가 게이볼그임을 알게 되리라. 과거에 겪었던 일이기에, 아처는 열이면 열, 언제 어떻게 어떤 단계가 진행될지 잘 알고 있었다. 동시에 그는 이번 성배전쟁에서 움직이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억제하고, 궤도를 충분히 수정할 자신이 있었다. 비록 과거에 경험했던 성배전쟁에서 린과 계약한 아처가 했던 일을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지만, 적어도 토오사카 린과 에미야 시로 둘 다 참여하고 움직여야 전쟁은 끝났다. 그래서 아처는 적어도 린을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았다. 과거에 영향을 되도록이면 적게 미치도록, 가장 중요한 것은 아처가 필요이상의 억제력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는 점이다. , 그것은 자신의 역량만으로 적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아처는 린이 에미야 시로를 살피러가는 이유가 그저 상황을 엿보는 정도가 아니라, 에미야 시로와 세이버의 계약이 막 체결되어 견고하지 않을 때를 노려 쉽게 끝내기를 원했다.

 

그러나 결국 사람의 노력은 운보다 못한 것이다. 아처는 속으로 포기했다. 자신과 린이 에미야가에 도착해서 랜서의 앞으로 발을 옮겼을 당시 마침 세이버는 전심을 다해 적을 상대할 때였다. 그 후 금발의 소녀가 은빛 번개처럼 자신의 앞에 출현했을 때, 아처는 순간 망설이게 된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어리석은 행위였지만. 아처는 자신이 망설인 이유를 회상하며,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위풍당당하고 아름다운 소녀검사는 마치 낙인처럼 자신의 영혼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이었기에, 그녀를 본 순간, 두 사람이 생사를 같이했던 때가 주마등처럼 아처의 머릿속에서 떠올랐던 것이다. 그 기억의 파편은 아처를 주춤하게 했고, 하마터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를 뻔했다. 남들보다 뛰어난 눈은 최강의 서번트라고 불려지는 세이버가 쥔 검을 충분히 보았으며, 아래로 베는 날카로운 바람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머리속에서 피가 솟구치고, 몸이 베여, 뜨겁고 질척거리는 내장은 끊임없이 피를 솟아내는 장면이 그려졌다. 그러나 소녀의 동작은 남자를 베기 직전 멈췄다.

 

, 결과적으로 그 놈이 사용한 영주로 구해진 것이다.

 

비록 혐오하는 대상에 의해 구해졌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에미야 시로가 일찍 영주 하나를 낭비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후 린은 머저리 같은 에미야 시로를 데리고 코토미네 교회에 갔다. 외도신부가 설명하는 성배전쟁의 목적을 들을 때, 아처는 영체상태로 교회 문 앞에서 보초를 선채로, 시선은 노란색 우비로 예장을 가린 세이버에 머물러있었다. 기억하던 것과 변함없는 모습인 소녀는 갑옷 때문에 높게 솟은 우비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개의치 않은 표정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녀는 자기가 입은 옷의 이상한 부분을 전혀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아름다고 고고한 기사왕.. 어쩌면, 지금 이것으론 그녀를 미소 짓게 하는 것은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먼 곳을 바라보는 소녀의 눈동자는 약간의 자책감을 담고 있었다.

 

설령 이렇게 되더라도... 설령 이렇게 되더라도....에미야 시로를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 아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코토미네 교회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에, 이리야스 필과 버서커를 만나 브로큰 판타즘으로 헤라클레스를 저격했을 때, 에미야 시로를 죽이지 못한 것은 확실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상황에선 린을 보호하는게 최우선이었다. 마스터를 잃는 것은 아처에게 있어서는 하책이며, 그런 모험은 해서는 안되는 위험이기에, 다음기회를 노리는 것이 낫다.

 

마술사와 서번트는 마력의 폭풍으로 손상된 공동묘지를 떠난 후, 금발에 붉은 눈을 가진 검은 옷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이 투영마술인가? 정말 재미있구나.”

 

남자는 아름다운 선홍색의 눈동자를 가늘게 뜨며, 즐거운 듯 웃음을 띄었다.

 

 

, 마술사의 능력으로, 너는 의심할 여지없이 최강이다. 그러나 성배전쟁에 참여하는 마스터로서, 너는 아직 미숙하군.”

 

무슨 의미야, 아처?”

 

만약 에미야 시로를 다시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할거지? 이렇게 그를 내버려둘껀가?”

 

걱정하지마, 이미 성배전쟁을 각오했어. 다음번에 만나면, 죽일 거야.”

 

그럼 됐다.”

 

 

말은 단호하지만, 그저 스스로의 부족함을 감추려는 것 뿐이로군. 아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린이 학교에 간 뒤, 아처는 집을 지키고 있었다.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 앞에서 싸우지 말아야한다는 것은, 성배전쟁 참가자들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해가지기 전에 사람들이 보통 학교에 모여 있으니, 린이 위험할 요소는 없다. 아처는 린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린의 결정에 반대하진 않았다. 그저 붉은 옷의 서번트는 영체상태로 지붕위에서 토오사카 저택 주변을 감시하며, 겸사겸사 다음에 할 행동을 고려하고 있었다.

 

무례한 잡종이군, 왕을 눈앞에 두고도 무릎을 꿇지 않다니.”

 

오만방자한 목소리가 아처의 배후로부터 들려왔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맞은편 지붕위에 금발남자가 서있었다.

 

토오사카 저택의 결계로 들어오면, 저택의 주인인 린이 알아차릴 것이다. 길가메시가 위치한 곳은 가까운 거리이면서도 경고를 유발할만한 곳에서 떨어진 곳이었다. 코토미네 키레는 이번 성배전쟁에서 다른 서번트 앞에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심지어 마력을 억제하는 마도구를 건내줬지만,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영웅왕이 교회에 틀어박혀 있을리 만무했다. 코토미네의 시점에서 보면, 길가메시가 참을성이 없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그로인해 화가 난 영웅왕이 왕의 재보에 있는 날카로운 무기들을 교회에 겨누는 것이다. 그는 어느날 아침 구멍이 뻥 뚫린 폐허 속에서 자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발당한 남자는 눈을 치켜뜨며 상대방을 바라본다. 원래 텅 비어있던 지붕위에 붉은 옷을 입은 서번트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 때 아처는 길가메시가 자신의 앞에 두 번이나 나타난 이유를 추측하고 있었다. 원래 성배전쟁이 시작한 지금 모습을 드러내면 안되는 영웅왕이 오히려 이번 성배전쟁의 서번트를 찾고 있다니.. 그 속내를 추측하기 어려운 신부의 지시로 보긴 어려웠다. 만약 길가메시 개인의 행동이라면,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생각 없이 자신에게 인사했다는 건데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여러 가지 미심쩍은 구석이 있지만 현재 이 상황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길가메시가 어떤 목적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토오사카 저택의 결계에 나타난 것은 싸우기 위해서도 아니고, 신분을 드러내려는 것도 아니란 것이다.

 

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보통사람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 너는 마스터거나 아니면 서번트겠군? 아니면 그저 길을 지나가는 마술사인가?”

 

아처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마냥 질문을 던졌다.

 

마술사인지 서번트인지 조차 분별하지도 못하는 잡종주제에 용케 아처로 소환되었구나. .. 이런 잡종 주제에 성배전쟁에 소환되어 참가하다니, 보아하니 토키오미의 딸은 재능이 없나보군.”

 

경멸어린 냉소를 지으며, 마치 날씨가 좋다고 말하는 것처럼 모욕어린 말을 상대에게 내뱉는다. 느긋한 어조와 매우 다르게 붉은 눈은 칼날처럼 날카로워, 아처의 속내를 낯낯이 파헤치는듯했다.

 

마력의 기색조차 느낄 수 없고... 만약 어떤 방법으로 마력을 억제했다면 너는 어쌔신이겠군. 아니면 마력이 매우 적어 느낄 수 없는 저급한 마술사던가.”

 

-, 날카로운 칼날이 아처의 뺨을 지나, 배후의 기와에 박혔다. 뺨에 흐르는 핏방울을 닦으며, 지붕위에 박힌 흉기를 흝어보니 커다란 붉은 보석으로 장식된 호화로운 검이었다.

 

그 입 닥치거라. 무지한 잡종 같으니라고! 감히 이 몸을 어쌔신 같은 저급한 서번트로 보다니. 짐을 모욕한 죄는 크다, 잡종.”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아처를 향해 뿜어 나온 거대한 마력은 일찍이 느껴보지 못했던, 몸서리칠만한 기운이었다.

 

어쌔신이 아니다라...이미 손을 나눈 랜서, 세이버, 버서커를 제외하고 남은 것은 라이더와 캐스터 뿐이다. 나는 주문 없이 검을 투척하는 무기를 가진 캐스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나, 의외의 상황도 있을수 있겠지. 너는 라이더인가, 아니면 캐스터인가? 나는 둘다 아닌거 같지만... 나는 그닥 상식에 얼매이는 타입은 아니라서 말이지.”

 

상식에 얼매이지 않는다고? 짐이 보기엔 그저 식견이 좁은 어리석은 잡종이로다. 너같은 잡종이 참가하는 이번 전쟁은 짐의 유흥이 되지 못한다

 

그 말은 즉, 너는 이번 성배전쟁의 서번트가 아니란 건가? 그럼 정말 생각할 필요도 없군. 저번 성배전쟁의 승리자는 세이버였다. 승리한 그녀는 소망을 실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서번트의 소망이 실현되었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러나 너는 이 문제의 해답인거 같군. 너는 저번 전쟁의 아처겠지. 내말이 틀린가?”

 

아처는 상대방이 드러낸 정보를 따라 추측해나갔지만, 사실 상대방의 허점을 낱낱이 파헤쳐 폭로하고 싶었다. 길가메시는 성격이 나쁜 놈이라 그가 사차전쟁의 아처라고 추측하게만 하지, 직접 말하지 않았다. 한편으로 상대방의 상상력을 깔보면서, 실마리를 상대방에게 노출시켜 추측하게 하니.. 영웅왕은 설마 이렇게 한가하단 말인가?

 

불행한 일이지만, 아처가 생각했던 것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십년동안 일본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뒤,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길가메시는 성배전쟁이 다시 열리자 몇몇 사건을 저질렀고, 결국 코토미네는 절대 신분을 드러내지도 말고, 싸움을 걸지도 말라고 당부했던 것이다. 방관자의 신분으로 기운을 숨기고 감상하고 있던 영웅왕에게 있어, 다른 서번트들의 전투는 흥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흐응, 비록 무지하지만 어리석은 잡종은 아니로군. 지금 무릎을 꿇고 짐에게 용서를 구하면, 네놈의 무례한 언행을 따지지 않으마.”

 

아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길가메시를 바라보았다. 머릿속으로는 상대방의 말을 진담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고민하면서 말이다.

 

무릎을 꿇으라고? 네가 저번 성배전쟁에 참가한 서번트라 이번에 참가한 서번트보다 위치가 높다는 건가? 입만 열면 이 몸, 짐이라는데, 도대체 어디의 왕인데 말을 들으라는 거냐. 나는 네게 경의를 표할만한 부분이 조금도 없다고 여기는데.”

 

말을 내뱉고 나서 아처는 약간 후회했다. 이때 영웅왕을 화나게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기억 속에서 저놈은 화를 잘 내는 놈이었고, 말 한마디 잘못하면 왕의 재보를 열어 공격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아처가 걱정한 것처럼, 길가메시의 눈동자가 날카로워지며, 그의 나른한 목소리에 위험한 기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오직 짐만이 진정한 왕이다. 나머지는 그저 잡종에 불과할 뿐. 이점을 전혀 알지 못하다니... 짐이 네놈에게 직접 말하라는 것이냐. 정말 우습기 짝이 없구나.”

 

말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떤 서번트인지 간에, 적 앞에서 본인의 신분을 스스로 알리는 것을 바라지도 않으니까. 그럼 세상에서 유일한 왕께서 나 같은 일반 영령을 찾은 이유는 무엇인지? 저번 성배전쟁의 서번트 역시 참가해야하나? 아니면 정말 운나쁘게 소환된건가?”

 

말을 하면서, 걱정하는 표정을 보이는 자신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흐응길가메시는 비웃는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전쟁에 참가하냐고? 성배는 본래 짐의 소유물이다. 착각하지 마라 잡종. 네놈들중 최후에 승리한자에게 짐을 즐겁게 한 대가로 내리는 상품일 뿐이다. 네놈 역시 분수도 모르고 짐의 성배를 노리는 잡종중 하나구나. 한번 성배로 무엇을 할 생각인지 말해 보거라. 만약 재미있는 대답이면 이 몸이 너를 살려주지. 다만 재미가 없다면...”

 

그럼 나를 죽일 생각인가? 이런 이유로 사람을 죽이려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여기다니. 네가 어디의 왕인지 몰라도, 아서왕과는 다른 독재자임이 틀림없군.”

 

아처는 길가메시를 비웃으며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 그는 그저 자기를 떠볼 뿐이었지만... 거만한 그 남자가 다른사람의 목적을 물어보다니... 매우 이상한 일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도대체 길가메시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심중에 가득한 의심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아처는 근심어린 표정을 유지했다.

 

목적이라... 사실 너에게 말해도 상관없겠지. 만약 내가 기억한다면 말이지.”

 

무슨 의미지?”

 

아처의 대답은 길가메시에게 매우 의외의 경우였다. 누구든지 서번트가 자기가 소환된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못하리라.

 

사실,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덤벙대는 주인에게 소환되었을 때 문제가 좀 생겼는데, 그로인해 기억 역시 완전하지 않다. 정말 운이 나쁜 경우지.”

 

... 전부 진실은 아니지만... 다 거짓말도 아니니까. 사람이었을 때 진로를 바꿔 배우를 했다면 영웅보다 더 전망이 있었으리라 .

 

잡종, 지금 이 몸에게 감히 장난을 치는 것이냐?”

 

믿고 안 믿고는 너에게 달렸지. 그저 나는 사실을 말할 뿐.”

 

흐음.. 최근 전투에서 투영 마술을 사용하던게 네놈이었냐?”

 

... 외의로 예리하군. 그 투영마술은 보다시피, 세상에서 유일한 왕의 능력이었지.”

상식에 구애받지 않는 건 네놈 하나가 아니다, 페이커

 

넌 또 그렇게 말하는군...” 아처는 문득 얼굴색이 변했다. 린과 연결된 패스에서 위험한 파동이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귀찮게 됐군. 세상에서 유일한 왕이여, 네가 싸움을 벌이든 아니면 떠들던 간에 여기까지 해야겠다. 기사의 예의를 갖추어 인사하고 싶지만, 너는 적이고 다시 만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붉은 옷을 입은 남자의 신영이 신속하게 사라졌다.

 

기사의 예의? 하하하하, 그런 말을 할 줄이야. 네놈이 정말 영웅이라는 것이냐, 반 영웅이 아니라? 내게 제법 괜찮은 오락거리를 제공하는구나.”

 

길가메시는 큰소리로 웃으며 아처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ch1 end